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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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4.02.13 06:15

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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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
                                                                                                          오연희


즐겨 입던 연 하늘색 원피스 묵은 얼룩이 흉하다
하늘하늘 날 듯 폼 잡던 시절 떠올리며
세탁소에 맡겼더니
더 밝은 하늘색이 되었다
화창한 내일에 어울릴 것 같아
거실벽에 걸다가 내 눈길 확 붙잡은
치마 아래 연 분홍 안단
겉옷 밖으로 나풀대는 속옷 온통 유행이라지만
이건 아니지 싶어 안쪽으로 말아 넣어
꿰매 붙인다

있는 줄도 모르고 살던 내 속의 당신도 가끔
이렇게 유행처럼 밖으로 나와
나를 당황케 한다

말아 넣어도 자꾸만….


미주문학 201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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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 한국일보창간 축시

  2. 하늘에서 왔어요

  3. 디카시-노을

  4. 무너진 나무 한 그루

  5. 뜨는 별

  6. 네가, 오네

  7. 엄마의 자개장

  8. 황금빛 사막

  9. 풍선

  10. 폐가(廢家)

  11. 잔치국수

  12. 기도

  13. 토마토 수프

  14. 독을 품다

  15. 가을 길을 걷다가

  16. 호흡하는 것들은

  17. 그림1 - 모녀

  18. 사랑한다는 말은

  19. 사랑 시 쓰기

  20. 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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