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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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

2005.02.04 18:05

김진학 조회 수:315 추천:22

물레 / 김진학


호롱불이 희미하게
건너 마을로 떠나면
청상(靑孀)은 실을 걸어
눈물을 돌린다

봉창 틈으로 들어온 한 가닥 바람이
외로운 어깨를 시리게 하면
어제 디딜방아에 두고 온
보리 한 됫박 만한 서러움이
삐걱이는 물레에
하얗게 감긴다

물레 한바퀴에
그리움 한올씩을 걸고
청상(靑孀)은
겨울밤에
물레만 돌린다




7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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