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2009.06.02 14:37

강성재 조회 수:594 추천:98

내 나이의 간격만큼 위아래로
안동군 서후면 광천동
이육사와 내가
한마을에서 태어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그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해도
기쁘기 한량 없다

그는 청포도 익어가는 고향을 그리며
광야를 휘달렸고
나는 청포도 그늘 아래서
어린 시심을 키웠다

그의 생가에 있던 포도나무
나의 생가에도 있었고
어머니는 칠월이면
하이얀 쟁반에 청포도 가득 담아
조부님 상위에 올렸었다

십리길도 않되는
그의 생가와 나의 생가
오늘 그와 나의 고향에
청포도 그늘 없고
모시적삼 없어도
그가 꿈꾸던 하늘은 열려있고

망국의 한을
시 한수로 달래며
광야에서 목놓아 울때에
나의 증조부님도 그와 함께
말발굽 소리 요란하게
북경과 연변의 하늘을 달렸다 했다

오늘 바람부는 그의 생가
그의 시비 앞에
그를 흠모하는 후학들이
그의 흔적을 읊고 있지만
어쩌면 그는
그가 꿈꾸는 통일조국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아직도 광야를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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