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오연희
그대 마음 내키는 날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찾아 온다
주위를 빙빙 돌다가, 한 순간
번개처럼 품에 꽂히고
마구 두들겨대는 두방망이질
가슴이 벅차 온다
어우러져 한참을 뒹군다
가까이 보니 좋구나
완연한 너의 모습 잊을 수가 없을 거야
그러나
시공간을 뛰어 넘지 못하고
한 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대
행여나 싶어 눈을 부릅뜨고 헤맨다
꿈속까지 뒤진다
헤엄쳐 가는 물고기를 작살로 낚아채듯이
붙들어 둬야 했는데
아, 모두가 내 탓이다
놓치고도 다시 오면,
머물 것을 믿는
신기루, 아득한 듯 또렷하게
내 속을 환하게 밝히던 그대
캄캄한 미궁 속에서
빛을 길러내야 하는
시인의 길
2007년 미주문학 여름호
시심을 향한 시인의 열정의 마음이 보여지는
좋은 시입니다.
무엇이든 나이 들어서도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것이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삶이 아닐까요 ?
오연희 (2007-03-17 14:57:14)
축복..그렇네요.
전...축복받은 사람이네요.
선생님도 축복받은분이잖아요?
제가 감히 흉내도 못내는 귀한일 하고 계시는데...
높으신분이 기쁘하시는...^*^
허 경조 (2007-03-20 08:05:15)
ㅎㅎㅎ 이제 오시인님도 칭찬 솜씨가 꽤 늘었군요. 그런데 저는 그 정도 칭찬 받을 만한 사람은 못 됩니다.
그 보다 이 사이트에 들어오시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오시인님이 받기에 합당하죠. 남의 아픔에 같이 울어주고 기쁨에 진실하게 동참하는 그런 순수함을 저는 시를 읽을때마다 느끼곤 합니다.
내내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오연희 (2007-03-21 22:54:42)
어...저 그런 사람 못되는데..
이일을 우짜지...입을 벌려 속을 보일수도 없고...ㅎㅎㅎ
어디선가 본 글이 제마음에 늘 있어요.
"글과 사람이 다른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라는말...
허 경조 (2007-03-23 08:43:15)
다른 경우만큼의 나뭇잎 치마가 항상 누구에게나 있읍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는 은혜가
타인에게는 긍휼이 필요한것 같군요.
오연희 (2007-04-17 12:48:08)
나뭇잎 치마?
시상이 떠 오를려고 하네요.
말려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