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하는 소리/오연희
부엌을 개조한 뒷방, 움푹한 토굴 속으로
다리하나 조심스레 내리는
늙은 가장(家長)
중심을 잡느라 잠시 뒤뚱 하더니
남은 다리와 함께 몸을 말아넣는다
휑한 세월도 따라 들어간다
바닥에 몸을 눕히는 가 싶더니
코 고는 소리 간간히 새어 나온다
칵, 정점에 이른 후 한참을 잠잠하다
혹시나 하여 슬며시 다가가니
한꺼번에 쏟아내는 폭발음 문을 밀치고 나온다
고삐 풀린 세월이 부리나케 튀어나온다
도마소리에 청청한 아침이 열린다
숭숭 썬 풋배추에 간장과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비벼낸
고슬고슬한 밥,
어머니의 사랑이 고봉으로 얹혀있다
손가락 뭉퉁한 거지가 들어서자, 잔뜩 겁 먹은 소녀
움츠려드는 손으로 음식 한 됫 박 건네준 얼굴
침침하던 부엌이 환해진다
넋두리부터 풀썩, 부뚜막에 내려놓은 미제장수 명옥이 엄마
퍼질고 앉은 엉덩이가 천근이다
방에서, 푹 꺼진 부엌으로 고개 디밀고 있다가
펄펄 끊는 미역국속으로 얼굴 쳐 박은 아이
비명소리 자지러진다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낸 시간들
세월에 찌들지 않은 것들 끊임없이 살아난다
처음에는 간간이, 정점을 지나는가 싶더니
폭발음으로 쏟아진다
나를 살게 하는 소리다
-2007년 '문학과 창작' 가을호 -
언니!
오늘은 어버이날-
아버지 엄마께 전화 드렸더니
"너가 제일 효녀다" 하시네
근데 다음 말씀ㅋㅋㅋ
아침 일찍 언니 전화 받았는데
"너가 제일 효녀다" 하셨다네
어버이 마음인가 봐!
언니! 고마워
언니 글은 "나를 나"이게 해
오연희 (2007-05-10 10:12:59)
선아,
우린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지만
세밀한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다르지.
달라도 고개를 끄떡일수 있는
우린...그래..
이런 우리가 이땅에 얼마나 될까
울엄마..
내 수다가 좀 길어지니까
야가 와이라노..하는느낌
팍팍^^오더라ㅎㅎ
결국은 성당갈 시간 늦었다고
고백하더라.
하여튼 나..
눈치없기는 옛날이나 똑같애..
그래서 연꽁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