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오연희
금빛 억새풀 물결치는 언덕아래
가을꽃이 슬픔처럼 놓여있는공원묘지
억새꽃 부대낄 때마다
자지러질 듯
으악새 소리 들린다
으악새가 억새라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고 하면
누가 믿으랴
누가 믿으랴만
눈물에 젖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사람들몇 번의 가을이 오고 가는 동안
잊었나 보다
그래야지, 그만 잊어야 살지
누렇게 이끼 낀 비석들
구성진 가락으로 가을을 불러대는
으악새 소리면 되지
그래야지, 그래야 죽은 자도 살지
2008년 9월 17일
-'심상' 2008년 9월호-
단풍의 물결속으로 시월이 달려가고 있어요
꿈의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잎새들의 눈시울이 젖어있어요 잘가라라고 손 흔드는 저 억새는 누굴 떠나보내는걸까요 가슴가득 차고 들어오는 이쓸쓸함을
이가을
그대와 나누고 싶어요
오연희 (2008-10-07 12:30:46)
선혜언니..
흔적 반가워요.^^*
떠나보낸 자리에 서있는 억새를 보면 새 소리가 들려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 본 후에야...귀가 열리는 그 소리 ...
아...오늘 하루가 환해졌어요. 결고운 님의 음성 덕분에..^*^
오정방 (2008-10-08 09:07:11)
나도 오래 전에는 '으악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습니다. 아주 슬피우는 새인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억새'를 그렇게 불렀더군요.
사실 '갈대'와 '억새'도 잘 구분하지 못했으니
까요^^
전에 이런 시를 쓴 것이 있었습니다.
.........................................
갈대
오정방
미풍에도 흔들려주는 순종
어쩌다 강풍이 몰아칠 때도
심한 몸살을 앓을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 그 의지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는 겸손과
우러러 하늘을 쳐다봐도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는 그 순수
아, 나는 오늘 갈대밭에 서고 싶다
그의 동무가 되어주고 싶다
<2002. 9. 26>
니다.
오연희 (2008-10-10 00:55:05)
으악새...가 새이름인줄 알았다고 하면
설마..할까봐 침묵하고 있었지요.
선생님도 그러셨구나...
속을 열어놓고 보면 의외로...
비숫한 생각을 하고 있는사람이 많더라구요.
그때의 반가움이라니...^^*
선생님의 시 '갈대' 너무 멋져요!!!
김진학 (2008-10-25 08:24:44)
선생님
참으로 오랫만입니다.
늘 변함없는 시심에 감동합니다.
하는 일 없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논문, 중간고사, 등등...
올해도 평화문단에서 대형문학상이 나왔습니다.
전태일문학상 시부문에서 대상격인 수상작이 평화문단에서 나왔습니다.
여름처럼 덥더니 어제부터 높게 올라간 하늘게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이 가을을 실감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오연희 (2008-10-27 21:26:42)
선생님..
정말 얼마만이에요?
잊어셨구나..했어요.
몇번의 가을이 오고갔잖아요?ㅎㅎ
아...평화문단...
축하드려요. 모두 선생님의 가르침 덕이겠지요.
평화문단 대표시니..참...뿌듯하시겠어요.^^
요즘...가을날씨 멋지기도 하지만...
좀 얄궂지요?
선생님도 늘 건강하시구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