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장례식/오연희
스무 살, 스물두 살 의좋은 형제
넘치는 혈기 미 해병대 얼룩무늬로 덮고
이락전에 참전한 금쪽 같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탱크는 미사일도 뚫지 못하니 끄떡없다며
숯검정 어머니 가슴 위로하던 기특한 두 아들
어머니의 애끊는 기도소리 전장까지 내 달렸습니다
거친 전장에서 목숨 지켜 돌아온 두 아들
어머니 양 날개에 안겨
기쁨의 눈물로
바다가 넘쳤습니다
팽팽하게 조였던 세포가 해제되는
육신의 나른한 통증
밝은 미래, 벅찬 생명
하늘은 맑았습니다
전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이락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스무 살 한인 청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
이 날벼락에
하늘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인접한 그린힐스 공원묘지
스무 살짜리 해병대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고등학교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교회친구들
젊은이들의 망연(茫然)한 슬픔이 온 공원에 출렁였습니다
신실한 신앙심
엄마 볼에 뽀뽀하던 따스함
두 개의 일터를 오가느라 부르릉 거리던 오토바이 소리
귀에 쟁쟁한데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떨며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스물 두 살 짜리 형
그 바로 옆에 누워
가슴 뜯는 절규(絶叫) 듣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심상 2005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