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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05:53

감사의 조건 세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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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조건 세어보기

  오정방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에베소서 5:20)



빨간 안경을 쓰고 바깥을 보면 만물은 다 붉게 보인다. 세상을
제대로 보려면 우선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불만스런 마음으로 매사를 대하면 모두 불만스러운 것 뿐이다.
그러나 감사한 마음으로 주위를 살피면 왜 그렇게 감사한 것이
많은지 모른다. 작은 감사가 큰 감사를 낳는다는 것을 실감한다.

잠시 4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전 해인 1979년 10월에 처음으로 한 달간 미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얻은 것 중의 하나는 기독교 신앙을 잘 가져야겠다는 것
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고향 울진에 있는 감리교회에서 친구따라
교회에 가서 주님을 처음 영접하고 학습까지 받았으나 6개월 뒤면
받을 수 있는 세례는 의도적으로 받지 않았다. 믿음이 부족한 때문
이었겠지만 어린 마음에 세례를 받고나면 이제 절대로 죄를 지으면
안될 것이다 하는 생각이 굳어져 중,고, 대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 결혼생활까지 하면서도 하나님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세례는 받지 않았다.
일정한 교회에 등록을 하지 않은 것도 세례를 늦추게 된 이유중의
하나였고, 취미가 등산이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겠지만 일종의 세례
기피증 같은 것이 있어서 신자라고 할 수가 없이 지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귀국후 심각히 생각하다가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80년 1월 첫주일부터 논현동에 있는 강남성결교회에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출석하게 되었는데 작지만 믿음의 바탕은 있은 탓인지
말씀이 잘 받아졌었다.
그 해 10월인가, 11월인가 추수감사주간이 되었는데 당시 담임이신
강달희 목사님이 추수감사주일에 모든 성도는 감사의 조건들을 적어서
내라고 하였다. 나도 이 교회에서 처음 맞는 감사절이고 또 목사님의
말씀이므로 순종하여 감사조건들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는데 더 적을
것을 남겨두고 마감 정리하여 제출한 것이 140가지가 되었다. 제출하는
것으로 끝났으면 좋았겠는데 대예배 때에 목사님이 설교말씀 도중에
‘오늘 총 100여통의 감사문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감사문이
있었다’고 하면서 나를 불러내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그 무렵 이미
세례를 받았고 찬양대에서 봉사하고 있었는데 까운을 입은 채로 앞에
나가 목사님의 요청대로 그 140가지를 하나씩 읽어내려 가는데 왜
눈물이 그렇게 쏟아지는지.
300여명의 성도들이 일당에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나의 이름도 잘 기억
못하던 성도들이 그 감사문 낭독으로 인하여 이후 교회안에서 나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어버렸고 나중에는 이름은 잘 몰라도
‘그 감사문 읽은 성도’라고 하여 주목을 받은 적이 이 감사의 달에
새삼 떠오르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주위의 환경을 통하여 왜 감사할 조건이 없겠
는가. 찾아서 적어보기로 하면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는 제목들이 있을
것이다. 아주 가까이 있는 것부터, 아주 쉬운 것부터, 아주 평범한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기록해 보는, 감사가 넘치는 축복의 계절이
다 되었으면 좋겠다.
감사는 찬송으로 이어지고, 찬송은 예배로 이어지고, 예배는 축복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는 계절이다.

                                                   <200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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