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의 사과Apple
오정방


언제 누군가가 한 입 콱 베어먹어버린
그 다섯 번째의 사과
지금 잘 대려진 내 바지 주머니에 있다

첫 번째의 사과
먹지 말라고 하나님이 명하신 그 사과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했다던 그 사과
아내 이브의 말을 잘 들으면서
창조주의 명령을 어긴 죄로
최초의 사람 아담은 낙원을 쫓겨 났고
이 세상에 원치 않은 원죄가 들어 왔다

두 번째의 사과
신들의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신이
파티장에 놓아둔 황금사과
파리스의 운명을 바꾼 이 사과로
스파르타의 왕비 헬렌을 차지하긴 했으나
트로이 멸망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뤘고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했다

세 번째의 사과
스위스를 지배하고 있던 오지리의 총독
오만으로 가득했던 그의 어리석은 짓으로
사냥꾼 윌리엄 텔의 화살이 명중시킨
아들 머리 위에 얹어 두었던 그 사과
마침내 명수의 화살은 총독을 쏴죽이고
훗날 스위스의 독립운동에 불을 지폈다

네 번째의 사과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려고 애쓰던 중
나무에 매달린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질량을 가진 만물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
곧 만유인력을 처음 발견한 뉴턴의 사과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말미 암아
근대과학 발전에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다

다섯 번째의 사과
아이폰 4S를 마지막 유작으로 남기고
나이 60도 채우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한
천재, 귀재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우리들의 친구 스티브 잡스의 애플
그의 머리로 만들어 낸 아이폰이
지금 내 주머니에서 신나게 흔들리고 있다

<201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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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를 창업한 Steeve Jobs(1955-2011)가
2011. 10월 5일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생전에 아이판, 아이튠스, 아이폰, 아이패드 등 많은
IT제품을 개발 생산해서 사회에 유익을 주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로렌과 3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