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29 09:22

양미리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양미리

  오정방
  

  
십여년 전에 고향에서 보내온 마른 양미리
잘 쪄서 적절히 조리하여
양념간장에 찍어 맛있게 먹었던 아내
지금도 그것이 먹고 싶어 노래를 부른다

당장 고향집 형수에게 전화해서
양미리 몇 두름 보내시라 하면
어렵잖게 받아 먹을 수도 있겠건만
미국땅 멀리에서 산다는 핑게로
절기마다 제대로 챙기지 못한 주제에
사서 말리고 다듬고 포장하여 부쳐야 하는
번거러움을 끼칠 수가 없어서
그냥 그냥 모른채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 양미리가 한인마켓에 등장했다
반가운 김에 우선 한 두름을 사서
옛 생각하며 먹어보기로 한다
아내는 그 때를 생각하며 꿀맛으로 먹겠지만
나 어릴 적에 수도 없이 밥처럼 먹었던 양미리,
소금을 슬슬 뿌려 구워서도 먹고
조림으로 해서도 먹고 쪄서도 먹고
알벤 것들을 끼니마다 물리도록 먹었던 기억이
씹을 때마다 소록 소록 베어날 것이다

도루묵과 함께 겨울 별미인 양미리
오늘 내 입에 들어가는 이 놈들이
혹시 동해, 우리고향바다에서 온 것인지
아내를 마주보며 곰곰이 곱씹어 보아야겠다

<2007. 1. 27>



  
*양미리:양미리과洋絲魚科에 딸린 바닷물고기로서
        몸이 가늘고 모양은 멸치와 비슷하며 길이는
        15cm 전후. 등은 갈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며
        지느러미는 없다. 한국 동해에서 서식.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3 현대시 어떤 이혼 오정방 2015.08.26 48
712 현대시 어떤 연기煙氣 오정방 2015.08.29 18
711 어떤 사랑 오정방 2004.01.14 494
710 현대시 어떤 문병問病 1 오정방 2015.09.10 76
709 현대시 어디서 밤톨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오정방 2015.09.10 211
708 어느 친구를 위한 또 12가지 기도 오정방 2015.09.14 240
707 현대시 어느 친구를 위한 12가지 기도 오정방 2015.09.01 133
706 수필 어느 여인이 겪은 6. 25 한국전쟁 오정방 2015.09.14 237
705 현대시 어느 여름날 오후 오정방 2015.08.18 94
704 현대시 어느 슬픈 인생의 옛이야기 오정방 2015.08.12 227
703 현대시 어느 세계지도 속의 한반도韓半島 1 오정방 2015.09.24 278
702 수필 어느 서예가로부터… 오정방 2015.09.12 68
701 수필 어느 문학 모임에서… 오정방 2015.09.01 164
700 어느 묘비명墓碑銘 오정방 2015.09.10 64
699 풍자시 어느 금의환향禁衣還鄕 오정방 2015.09.08 72
698 풍자시 어느 교수의 몰락 오정방 2015.08.26 62
» 현대시 양미리 오정방 2015.08.29 154
696 현대시조 양두구육羊頭狗肉 오정방 2015.09.17 98
695 현대시 야생화野生花 오정방 2015.08.18 47
694 야산夜山 오정방 2004.01.14 488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6
어제:
34
전체:
194,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