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

2011.09.16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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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창에 비친
휘어진 몸이
골진 시간의 파편들을 짊어진 채
바람을 어우르고 있다

생의 절반이 이삭줍기였던
굽어진 등에 업혀있는 꿈은
그의 세월을 먹으며
가지를 뻗는 동안에도 묵묵히
내어 민 가없는 마음

바싹 마른
휘어진 몸 껕껍질에 내려앉은 가을볕이
영근 속내를 더듬으며
꿈을 다독인다

주름마다 빙긋한 웃음이 고이고
가지에 맺는 행복으로
푸르게 물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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