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18 04:50

살아서 지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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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지옥을 본다

  오정방
  

  
마치 지옥 같다
살아서 생지옥을 보는 것 같다
눈으로 본 적이 없는
소돔과 고모라 성이 자꾸 연상된다

이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단어가
오늘 여기에 다 모였다

침몰 파손 붕괴 공황 폐허 좌절 애통 재앙 죽음
약탈 강간 폭행 총격 공포 유린 오염 질병 시체  
아수라장 아비규환 망연자실 속수무책 무법천지

카타리나가*
큰 기침 한 번 하면서 지나간 것 뿐인데
뜨거운 날씨에 그저 땀 좀 흘린 것 뿐인데

물이 많아 홍수로 넘쳐도
정작 마실 물이 없어 갈하다
말, 말은 억수로 많은데
이재민에게 진정 위로될 말은 적어 슬프다

바람 앞에 먼지같은 인생
폭풍 앞에 티끌같은 인생

춤을 춘다고 다 흥이 나는 것이 아니군
숨을 쉰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군


                                 <2005. 9. 3>




  
*8월 29일 새벽, 초대형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미국 동남부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인근을 강타하여 수 천명의 인명피해와 9.11을
능가할만한 재산손실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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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을을 품고 강물은 흐른다

  2. 가을과 인생

  3. 가을 속을 거닐며

  4. 몸살 앓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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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시의 원제原題와 부제副題에 대하여

  7. 가을은 흐르고

  8. 반가운 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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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한국산악회, 그 이름에 영광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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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계곡의 멜로디

  14. 등산 중에

  15. 등산화를 손질하며

  16. 살아서 지옥을 본다

  17. 가을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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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수국을 잘라주며

  20. 바람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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