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손
- 결혼후 아내의 40번째 생일을 함께하며
오정방
한 밤중, 누운채 어둠 속에서
깊이 잠든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본다
보드랍던 그 고운 손
거칠다는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온다
내 탓이다, 이 손마디 굵어진 것도
데려와 호강시키지 못한 나 때문이다
이 손으로 지은 밥을40년간 잘도 먹었다
빨래, 청소, 설거지 다 이 손으로 해냈다
수없이 칼에 베이고 또 바늘에 찔리면서도
두 남매를 모두 반듯이 길러 냈다
주무르고 비비고 빨고 널고 꿰메고 접고
털고 쓸고 밀고 닦고 정돈하고
치우고 씻고 헹구고 볕에 말리는 일
다 이 손으로 묵묵히 감당하지 않았던가?
지금 내게 상훈을 줄 능이 있다하면
의당 아내의 두 손에 최고훈장을 주겠다
손톱에 메니큐어가 남아 있던게 언제였나
우리 홈스윗홈은 바로 이 손의 역사이다
자던 밤중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2009. 5. 23>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3 | 풍자시 | 그녀의 낙선은? | 오정방 | 2015.09.17 | 23 |
212 | 현대시 | 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 오정방 | 2015.08.27 | 160 |
211 | 수필 | 그날에 쓴 시를 읽으며 | 오정방 | 2015.09.14 | 234 |
210 | 그가 채찍을 맞고 창에 찔림은 | 오정방 | 2004.02.28 | 1426 | |
209 | 신앙시 | 그 한 분께만 | 오정방 | 2015.08.29 | 32 |
208 | 현대시 | 그 첫 번째 보름달 | 오정방 | 2015.09.24 | 70 |
207 | 축시 | 그 이후, 반 백년의 날 | 오정방 | 2015.09.15 | 154 |
206 | 현대시조 | 그 사이에 흘러간 이만큼의 세월 | 오정방 | 2015.09.24 | 67 |
205 | 현대시 | 그 독도가 다시 그립다! | 오정방 | 2023.07.28 | 16 |
204 | 권장해야할 정경유착 | 오정방 | 2004.06.04 | 690 | |
203 | 군왕일언중만금君王一言重萬金 | 오정방 | 2004.03.08 | 925 | |
202 | 초현실시 | 국방위원장의 사과 | 오정방 | 2015.09.16 | 39 |
201 | 신앙시 | 구주救主, 예수님의 수난受難 | 오정방 | 2015.09.01 | 125 |
200 | 현대시 | 구절초 차茶를 아십니까? | 오정방 | 2015.09.10 | 209 |
199 | 이장시조 | 교만과 겸손 | 오정방 | 2015.09.10 | 156 |
198 | 현대시 | 교교한 달빛 | 오정방 | 2015.09.01 | 147 |
197 | 이장시조 |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 | 오정방 | 2015.09.15 | 191 |
196 | 이장시조 | 교각살우矯角殺牛 | 오정방 | 2015.08.12 | 141 |
195 | 현대시 | 광복 60년, 조국이여 영원하라 | 오정방 | 2015.08.18 | 143 |
194 | 현대시 | 관념차이 | 오정방 | 2015.08.12 |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