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7
어제:
142
전체:
5,026,330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8.09 13:19

조회 수 236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월란



어젯밤 분명 들어왔었는데 밤새 그림자도 볼 수 없어 몽유의 꿈속을 돌아다녔다
새벽을 열고 외로움의 목발 똑똑 짚으며, 막차를 떠나보낸 미련없음으로
추억 펄럭이는 치맛자락 문틈에 찢어 남기고 비정하게 구르는 화륜 밖으로 나왔다
들어오고 또 나가는 이 비속한 몸의 통로를, 열어야만 하는 소통의 관문을


문은 절망의 출입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 고통의 지문조차 쉬이 지워버린다
현란한 문구로 칠갑을 한 문고리는 반들반들 발바닥처럼 닳아빠지고, 열쇠를 잃어버려
바람 한 줄기 들어와 뚝딱뚝딱 집을 지어도 이젠 잠글 수 없다
단 한마디의 비명을 삐거덕, 습관처럼 빠져나가는 목덜미에 걸쳐 두고


허망한 취객이 되어 열고 또 열어도 또 다른 문, 방이 없다
왜소해지는 꿈의 그림자 잠시 드리워 둘 의자가 없다
넝쿨손 핏줄처럼 타고오르는 가슴 울타리, 설주 두 단 세워지고
위태로운 밀고자가 되어 다시 손을 뻗는다, 절망과의 밀회가 담긴 방이 있으리라
나를 넘을 수 없는 아득히 이어진 문지방 또 하나 넘고 나면
                                                          

                                                                                     2008-08-0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1 제2시집 쇼핑 이월란 2008.07.29 335
1170 유정(有情) 이월란 2008.07.30 270
1169 제2시집 빈방 이월란 2008.08.02 282
1168 연애질 이월란 2008.08.03 237
1167 부산여자 이월란 2008.08.04 266
1166 캄브리아기의 평화 이월란 2008.08.05 260
1165 이월란 2008.08.07 280
1164 제2시집 입추 이월란 2008.08.08 317
» 제2시집 이월란 2008.08.09 236
1162 읽고 싶은 날 이월란 2008.08.10 229
1161 제2시집 탈놀이 이월란 2008.08.11 248
1160 제2시집 동거 이월란 2008.08.12 235
1159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1158 제2시집 밤비행기 이월란 2008.08.24 264
1157 몸 푸는 사막 이월란 2008.08.25 303
1156 제2시집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799
1155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1154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153 포이즌(poison) 이월란 2008.08.30 262
1152 제2시집 할러데이 편지 이월란 2008.08.31 257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