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8
어제:
290
전체:
5,023,241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09.06.17 14:25

마루타 알바

조회 수 506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마루타 알바*



이월란(09/06/14)



하루 종일 피를 뽑은 다음 날, 하늘에선 피가 내렸다
부작용에 대한 경고처럼 숙소 주변의 수목들은
빨간 물방울들을 빨아 마시곤 헉헉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빗속을 뚫고 달리는 버스 속에서 하얀 실험쥐처럼 감금된 시간
토악질도 해주고, 기절도 해주고
눈앞에 푸른 지폐가 훨훨 날아다닌다면
곤충채집 당한 나비처럼 압정에 꽂혀 내 싱싱한 날개를 접어도 주리
혈관을 타고 전생의 가난이 흘러들어 올 때마다
구차한 목숨, 기꺼이 이승의 피험자가 되어주리
혈관에 꽂히는 카테터마다 칼빵, 담배빵으로 자해한 살갗이 박제되고
이름 없는 나는 시관 속으로 처방되어지지 않을 시약처럼 담겨지고
채혈 판 가득 시판되기 위한 데이터가 뱀파이어처럼 전송되고 있다
35만원을 손에 쥐기 위해 신과의 도박을 시작한 사람들
막다른 골목에서 달랑 남은 한 장의 카드는 시험관처럼 미끈한 몸뚱이
731부대의 마루타가 되어주리
허가받은 저 하얀 가운의 전범들 앞에서
세습 중인 상스러운 피는 고상한 차트에 기록 중이다
나는 이제 붉은 주스만 마실 것이다
쩍쩍 갈라지는 가뭄에 살이 타들어가기 전에
희망 뒤에 오는 순서는 물론 적대감이라
품위 있는 도시의 발작은 허용되었고
나는 탈옥수처럼 도주한다, 또 다른 나의 독방으로



* 돈 받고 신체를 제공하는 생동성 아르바이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190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189 영문 수필 Eating Food, Eating Love 이월란 2014.05.28 218
188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187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186 신비로운 공식 이월란 2008.11.06 217
185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184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183 영문 수필 David Oshinsky Lecture 이월란 2012.04.10 215
182 영문 수필 Reflection of Without Pity 이월란 2012.04.10 214
181 아모스 아모스 이월란 2008.07.19 214
180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214
179 견공 시리즈 눈 (견공시리즈 120) 이월란 2012.04.10 213
178 영문 수필 Willowbrook 이월란 2012.04.10 212
177 제3시집 세월 2 이월란 2008.10.20 212
176 제3시집 세월 이월란 2008.10.08 212
175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174 영문 수필 “Savage Inequalities” 이월란 2012.08.17 211
173 사랑 7 이월란 2008.09.02 211
172 P.T.O. 이월란 2008.06.19 211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