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2
어제:
189
전체:
5,026,233

이달의 작가
2014.10.22 04:19

귀성

조회 수 242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성


이월란 (2014-10)


팔월의 보름이 바다를 건너오면
기억의 티켓을 끊고 성묘를 간다
물기를 닦아낸 가윗달을 비추면
앨범 사이로 걸어 나오는 주름진 미소
빈방을 지켜온 세월을 넘기길 때마다
명절 대목처럼 찬란했던
그들의 증빙서류가 너무 얇다
입체감이 없는 영혼을 만지며
오늘이 추석이래
나란히 죽은 빗돌 위에 앉으면
추풍령 고개 너머 눈물 닦은 바람이
넙죽이 절을 한다
교복 입고 열어보던 도시락처럼
혀에 익은 밑반찬이 차려지고
교과서 귀퉁이를 발갛게 적시던
김칫국물처럼 시큼해지는 언덕
꽃무늬 원피스로 물든
엄마의 마지막 단풍여행지에
뚝, 바닷물 한 점 떨어진다
늦가을처럼 살다간 땅 위에
비탈진 선산도 봄꽃을 피울까
바다에 빠진 귀성열차에 다시 기적이 울리면
혼혈의 손자가 태어나는 이승의 무성함을
다 안다는 듯
다시 인화되고 있는 저승의 얼굴
제물처럼 펼쳐진 사진 위에
둥근 달빛이 오래 앉아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1 영문 수필 Existentialism in The Martyred 이월란 2013.05.24 175
1510 영문 수필 “Borderlands and Identities” 이월란 2014.05.28 175
1509 영문 수필 Girls in Trouble 이월란 2013.05.24 179
1508 영문 수필 Fun Home 이월란 2013.05.24 180
1507 영문 수필 Caliban, Racism and Justification of Colonization in Shakespeare’s The Tempest 이월란 2013.05.24 181
1506 영문 수필 UMFA 이월란 2013.05.24 183
1505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1504 제3시집 경매 이월란 2015.03.30 184
1503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150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1501 영문 수필 The Reader 이월란 2013.05.24 188
1500 영문 수필 Why Undocumented Workers Are Good for the Economy 이월란 2013.05.24 191
1499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1498 이월란 2008.06.20 195
1497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1496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1495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494 영문 수필 The Chaos in "Babel" 이월란 2014.05.28 201
1493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1492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