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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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2020.10.04 15:32

사이 가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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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숙  (Grace Hong)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곧 인생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잘 콘트롤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사람들로 인해 허물없이 지내던 사이가 소원해 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자기에게 좋은 일이 있거나 즐거울 때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상냥하고 포용력 있게 대하다가도, 자신의 감정이 불안할 때에는 신경이 예민해져 상대방의 사소한 말 한마디도 스쳐 지나치지 않고 걸고 넘어가, 급기야는 스스로의 상처로 끌어안고 문제를 만드는 경우이다.
  
  이것을 역(逆)감정이라고 한다는데 그 내면의 고민으로, 자식이나 남편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또 이루어지지 않은 욕망이 불안한 감정을 유발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逆감정은 본인 스스로가 자기 분노의 이면에 이러한 불만의 요소가 내재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나, 스스로가 그것을 알면서도 인정조차 안 하는 것에 더 문제가 있다고 한다. 逆감정을 그동안 쌓아온 지성과, 종교의 힘, 스스로가 감정을 절제하는 훈련 등으로 잘 콘트롤하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진다는 것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성숙이란 자신의 이기심, 고집, 편견 등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사고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자유로운 사고는 자유로운 감정표현이 아니라, 심오한 자기 성찰과 함께 적당히 절제된 감정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좋은 사람을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
  항상 좋은 이웃을 만들려면 나 스스로가 좋은 이웃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인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에게 지나친 기대감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적당한 간격을 두면서 매사에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아는 감정의 절제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이렇게 스스로가 성공적으로 감정을 콘트롤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의 평안을 찾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이웃의 상처도 감싸줄 줄 아는 아량과 지혜를 얻게될 것이다.
  
  '내가 만일 한 마음의 상처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에밀리 딕킨슨의 詩句가 떠오른다.
  
  나도 오늘부터 나 자신도 모르게 이웃에게 절제 없는 감정을 드러내어 불편이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나의 한순간의 실수로 주위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인생의 가을에 접어드니 강렬한 태양보다 하루를 마감하고 정돈하는 애잔한 붉은 노을에 더 마음이 다가선다. 나도 결곱게 하늘을 끌어안은 노을처럼 소중한 이웃들과 더불어 가꾸어 나가는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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