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5
어제:
21
전체:
459,522


2002.11.21 12:12

상한 사과의 향기

조회 수 561 추천 수 7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상한 사과의 향기


    

                            홍인숙(Grace)




    벌레가 베어먹은 과일의 향이
    더 짙고 달다는 것을 알았다

    상처를 안아본 사람의 가슴이
    더 깊고 따습다는 것을 안 것처럼

    일상에 예기치 않던 일들이
    불쑥불쑥 찾아들면
    깊은 수렁을 허우적거리며
    날카로운 계단을 올랐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낯선 얼굴
    상처투성이 살갗을 부비며
    내려다본 저만치 아래
    어느새 훌쩍 커버린
    사과나무로 내가 서 있었다

    상한 사과의 짙은 향기처럼
    내게도 이젠 성숙의 냄새가 풍겨난다
    깊고 따뜻한 가슴도 만져진다

    허우적거리던 수렁 속에서
    소리 없이 자란 내가 대견스런 날

    눈부신 하늘이
    맑은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린
    여름날의 오후처럼.


    (2002. 10.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9
189 봄 . 2 홍인숙 2004.02.17 485
188 사랑은 2 홍인숙 2004.05.03 485
187 거짓말 홍인숙 2004.01.05 487
186 와이키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87
185 또 하나의 세상 홍인숙 2004.03.12 488
184 노을 홍인숙 2003.03.14 491
183 아름다운 만남 2 홍인숙(그레이스) 2005.01.27 491
182 그대 누구신가요 홍인숙 2003.11.05 494
181 비의 꽃 홍인숙 2002.11.13 495
180 화관무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95
179 바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4 496
178 봄 . 3 홍인숙 2004.03.12 499
177 어머니의 염원 홍인숙 2004.01.30 501
176 겨울 커튼 홍인숙 2003.12.01 503
175 문을 열며 홍인숙 2003.11.06 507
174 어둠 홍인숙(그레이스) 2005.03.08 509
173 음악이 있음에 홍인숙 (Grace) 2010.01.30 509
172 봉선화 홍인숙 (Grace) 2010.01.30 509
171 양귀비꽃 홍인숙 2004.07.03 513
170 누워 있는 나무 홍인숙 2002.11.14 516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