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홍인숙(Grace)
우리는 얼마나 깊이
소멸한 시간들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나 가까이
다가올 날들을 짐작해 볼 수 있을까
회오리처럼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던 시간들이
다시 저벅저벅 걸어 나와
한번쯤 생애 한 모퉁이에서 스쳤던 것 같은
낯익은 거리에서 낯익은 사람들이
휘청거리는 그리움으로 다가올 때
바로 그 때
*패트릭 모디아노의 ‘지평’, 그 순간을 만났다
까마득히 저 너머의 나를 만났다.
* 패트릭 모디아노 - 프랑스의 소설가 ‘지평’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