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타임머신을 타고

by 홍인숙(Grace) posted Oct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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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홍인숙(Grace)




B.C.1400년대를 구비구비 헤메다니며
이스라엘 왕과 모압 왕의 치열한 싸움에 손에 땀을 쥐기도 하고,
여(女)사사 드보라의 여호와를 찬양하는 노래시에 젖어들기도 할 때,
어디선가 요란한 폭죽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그렇지 오늘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지..
폭죽소리는 시원한 밤바람을 타고 행진곡처럼 울려오고
잠시 서기 2000년대로 돌아와 다시,
229년 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미국의 그 시절과,
여호와께서 모세를 세워 이루신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시대를
타임머신을 타고 오가며 종횡무진 합니다.

저녁에는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이하여 하와이에서 온 아들의 친구들과
평소에 자주 가던 숯불구이 집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한국인, 하와이언, 일본인 등..참으로 다양한 국적이지만
모두 한국음식을 좋아하여 나는 언제나 그들이 오면 한국음식을 대접합니다.

작년에 왔을 때, 한식 뷔페에 나온 멀건 국물의 약식(?) 미역국을
맛있다고 먹기에 제대로 된 미역국의 맛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양지머리 고기를 넣어 정성들여 푹 끓인 미역국을 잘 포장하여
돌아갈 때 주었더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매 끼니마다 먹었다고 이야기 해 줍니다.

언제나처럼 아이들과의 저녁식사 자리는 유쾌하여
더운 날씨임에도 더운 줄 모르고 숯불에 갈비를 구어
바쁘게 서브해주며 행복감에 젖어들었습니다.

이제 남편도, 나도 늙었나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빠르게 몸과 마음이 세월을 타는 것 같습니다.
나의 시대는 벌써 황혼가를 기웃거리고 행동도 마음도,
슬로우 비디오의 화면처럼 별 의욕없이 공전(空轉)의 반복입니다.
이제는 뒤로 물러나 아이들의 시대를 관전하고,
그들의 밝은 모습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나 웃음소리에서 내려앉은
잔잔한 부스러기들을 모아안고 행복이라는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불꽃은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연달아 폭죽소리가 들려옵니다.
남편도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1970-1980년대의 한국으로 돌아가
드라마 '제 5 공화국'안에 푹 잠겨 있고,

난 다시 성경을 펼쳐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한 구원사건의 뒤를 이은
사사시대로 돌아갑니다.

각자 자기가 원하는 시대를 따라가 몰입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여.
무한의 상상지대를 허락해주신 창조주 여호와께 드리는 감사함이여.


2005년 미국의 독립기념일 밤에,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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