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해바라기
홍인숙(Grace)
참 이상도 하지
아침에
꽃 한 송이 보았는데
그 속에 사람이 있었어
일렁이는 태양의 눈빛으로
한 쪽 귀를 가리고
키 큰 허수아비꽃 속에
꼭꼭 숨어 있었어
아마도
소용돌이 심장을 토해낼
큰 가슴이 필요했나봐
절망이 오기 전
하늘에 닿고픈
큰 키가 필요했나봐
참 이상도 하지
아침에
꽃 한 송이 보았는데
그 속에 불이 숨어 있었어
바람도 없는 날
불길이 솟구치며
꽃을 태우고 있었어
꽃잎이 노랗게
제 몸을 사르며
세상을 태우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