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엔가 / 헤르만 헤세
인생의 사막을 지나
전신을 불태우면서 나는 헤맸다.
그리고 스스로의 등짐에 시달린다.
그러나 거의 잊어버린 어디엔가
서늘한 나무그늘 아래
꽃이 피는 정원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어디엔가 꿈결처럼 먼 곳에
나는 알고 있다, 하나의 안식처가 기다리고 있음을.
영혼이 고향의 품에 안겨 포근히 잠들고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 * *
사는 일이 쉽지 않은 길임을,
고뇌와 방랑의 시인 헤세는 알려주었다
지상과 천상을 깊은 눈으로 탐색하여
아름다운 언어로 승화시키는 헤세의 시를 음미하며
나도, 어렴풋이 보이는 어디엔가 꿈결같이 먼 곳에 예비된
나의 안식처로 가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그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