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 홍인숙(Grace)
어느 영혼이 울고 있을까
사연 모를 눈물에
사각사각 밤풀잎이 젖고 있다
옛 친구는
구름을 건너와
금문교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미켈란젤로, 다빈치, 뭉크,
마네, 고흐, 폴록...
불처럼 살다 간
화가의 혼을 더듬다 돌아온 창가에는
길 잃은 빗방울이
큰 눈망울로 걸려 있다
누가 이 밤에 홀로 있을까
자금자금 내면의 바다가 출렁이며
외로운 영혼의 숨결을 찾는다
불현듯 옛 친구에게
마음 모으는 늦은 밤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