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면
홍인숙(그레이스)
밤이 오면
알 수 있다
긴 날의 고독이
외롭지 만은 않았다는 걸
온종일 침묵했던 풀꽃들이
고요히 어둠 안고 녹턴을 연주한다
하루를 갈무리하던 손끝에서
파르르 삶의 물결이 일고 있다
외로운 영혼이
적막 속에서 서서히 소생하는 밤
어둠도 설레는 빛으로 출렁이는
밤이 오면
알 수 있다
긴 날의 고독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