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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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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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숙(Grace)



   젊은 날의 상처들을
   곱게 털어 낸 고목에는
   빗방울이 눈물처럼
   맺혀 있습니다

   한 쌍의 새가
   시린 발을 절뚝이며
   다정히 빈 가지의 눈물을
   핥고 있습니다

   창문을 엽니다
   메마른 얼굴에도
   한 줄기 바람이
   스쳐 갑니다

   한겨울의 슬픔과
   어둠 속의 희망이
   손잡고 누워 있는
   은빛 하늘

   새들은
   가없는 마음
   하늘에 묻은 채
   젖은 땅을 서성이고

   이 계절이 가기 전
   다가올 당신을 위해
   나의 기도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문학 3호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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