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늠름한 그녀는
공부도 잘하고 돈도 잘 벌어
친정집 시집 남편 모두 기 살려 주고 할수 있어가
몸에 배어 불끈불끈 주먹을 쥐는데 뿐인가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가치있게 살 것인가로
고심까지 하고 있는데
나는 공부를 잘했나 놀기를 잘했나
어중삥삥이로 보낸 학창시절
돈버는 능력이 있나 능력을 키우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나
어떻게 되겠지로 보낸 한심한 청춘
말하자면 공상학과 출신이라고나 할까
땅 위 한뼘정도 떠서 흐이흐이 허공을 휘저으며
걸어온 나와 땅에 발 단단히 딛고 전심을 다해 분투한
그녀 사이에 결과로 말할 수 없는것이 있다든가
그런 차원에서가 아니라 그냥 내 머리가 화악
열리면서 한 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시작과 끝이
훤하게 보이는 것이다
한순간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