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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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 시 | 안개 속에서 2 | 홍인숙(Grace) | 2016.10.01 | 191 |
85 | 시 | 안개 속의 바다 | 홍인숙 | 2004.08.02 | 902 |
84 | 시 | 안개 자욱한 날에 | 홍인숙 | 2003.08.03 | 591 |
83 | 시 | 알 수 없는 일 2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1.13 | 455 |
82 | 시 | 양귀비꽃 | 홍인숙 | 2004.07.03 | 513 |
81 | 수필 | 어거스틴의 참회록 | 홍인숙(Grace) | 2004.08.17 | 1286 |
80 | 수필 | 어느 날의 대화 | 홍인숙(Grace) | 2020.10.04 |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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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 시 | 어떤 만남 | 홍인숙 | 2004.06.28 | 419 |
77 | 시 | 어떤 반란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04 | 732 |
76 | 시 | 어떤 전쟁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1.13 | 530 |
75 | 시 | 어머니의 미소 | 홍인숙 | 2003.06.23 | 593 |
74 | 시 | 어머니의 염원 | 홍인숙 | 2004.01.30 | 501 |
73 | 시 | 연등(燃燈)이 있는 거리 | 홍인숙 | 2002.12.09 | 329 |
72 | 시 |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 | 홍인숙 | 2002.11.13 | 378 |
71 | 시 | 오늘, 구월 첫날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9.02 | 534 |
70 | 시 | 오수(午睡)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18 | 7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