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더위와 어머니
동아줄 김태수
무더위 안고 내린 인천 공항
런던 올림픽 열기 만큼 달아오른 중복
섭씨 37도 웃도는 온고을
40년 만에 가장 열 받은 열대야 속으로 들어갔다
뒤척이다 새벽에 설잠 깨고 보면
열려있던 창문 닫혀있고
얇은 모시 홑이불 어느새 내 몸 덮고 있다
더워죽겠는데
창문 닫고 웬 이불 이래요 하면
내가 늙어서 추위를 타니까 하신다
다음다음 날도 또 그랬다
곡괭이처럼 굽은 어머니
시들시들 갈증 난 황토밭에서
가꿔온 싱싱한 여름
아들 밥상에 올려놓고
고추처럼 빨갛고 오이처럼 시원한 어머니 사랑
들깻잎과 상추로 덧싸서 한입 베어 물면
어머니 흙냄새 그윽하게 온몸에 스민다
건강하셔야 혀 삼 년 있다 또 올랑게
나 걱정하지 말고 너희나 건강혀라 이~잉
실버타운 나서며
눈물 감춤과 보임 서로 겨루다
소낙비 햇살 속에 흠뻑 젖는데
바람은 벼포기 속살 키우려
땀 흘리며 말없이 돌보고
울어대는 매미 소리
빛바랜 늙은 소나무 가지 흔들어 댄다
찬 바람 덮고 잔 지난밤
불러온 배탈 재우려는 것처럼
청개구리 푸른 외침
불볕 재우려 비구름 부르는데
돌아온 앵커리지 공항
피서 나온 사람들 돌려보내며
벌써 선들한 가을 불러와
어머니의 모시 홑이불 살그레 펼쳐놓고 있다
8월 더위와 어머니
-
김태수 약력
-
'장학의 날'을 맞아
-
'하면서 주의'와 동영상 감상[2015 재미수필][맑은누리 2016 여름호]
-
2016년 11월 샘터시조[구두/김대식, 엄마둥이/김태수]
-
3박 4일의 일탈[퓨전수필 13년 겨울호]
-
400원의 힘[좋은수필 13년 11월호][2013 재미수필]
-
8월 더위와 어머니
-
C형과 삼시 세판[재미수필 13년 15집, 맑은누리 14년 여름호]
-
Love for the wild flowers by the wind (바람의 들꽃 사랑)
-
Paper Coffee cup
-
Salmon caught by fishing pole
-
가로등[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간판을 바꾼다고
-
건망증과 단순성[2015 재미수필]
-
건전한 식생활
-
겨울 강[제18회 전국시조공모전 차상 작][맑은누리 2016 신년호]
-
겨울 바다에 눈은 내리고
-
겸손[17년 문학의 봄 봄호, 2016년 향촌문학]
-
경기천년체 SNS 시 공모전 응모작(5행시 부문)
-
경기천년체 SNS 시 공모전 응모작(시조 행시)
-
광복절[2016년 여름호,현대문학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