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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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 단상 | 훔쳐온 믿음 선언문 1 | 홍인숙(Grace) | 2016.10.19 | 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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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 시인 세계 | 수필시대 [미국에서 쓰는 한국문학] 연재 2 | 홍인숙(Grace) | 2017.01.12 | 190 |
261 | 시 | 안개 속에서 2 | 홍인숙(Grace) | 2016.10.01 | 191 |
260 | 시 | 내 소망하는 것 3 | 홍인숙(Grace) | 2017.01.23 | 192 |
259 | 시 | 가을, 떠남의 계절 2 | 홍인숙(Grace) | 2016.12.03 | 194 |
258 | 수필 | 검소한 삶이 주는 행복 1 | 홍인숙(Grace) | 2016.11.10 | 195 |
257 | 시 | 꽃을 보는 마음 1 | 홍인숙(Grace) | 2016.11.22 | 199 |
256 | 단상 | 타임머신을 타고 1 | 홍인숙(Grace) | 2016.10.19 | 201 |
255 | 시 | 아침의 창 5 | 홍인숙(Grace) | 2017.01.23 | 208 |
254 | 수필 | 나를 부르는 소리 2 | 홍인숙(Grace) | 2016.11.14 | 210 |
253 | 시인 세계 | <중앙일보> 창작 가곡 발표 | 홍인숙(Grace) | 2016.11.01 | 212 |
252 | 단상 | 성서 필사(타자)를 시작하며 1 | 홍인숙(Grace) | 2016.10.19 | 215 |
251 | 시 | 사람과 사람들 2 | 홍인숙(Grace) | 2016.10.01 | 217 |
250 | 단상 | 삼숙이 나무 1 | 홍인숙(Grace) | 2016.10.19 | 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