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한 장밖에 안 남은
달력, 이리 뒤적 저리 뒤적
2021년을 되돌아보다가
산행을 결심했습니다
산마루에 올라 뒤를 돌아보는데
나를 따라온 길은 벌써 치매에 걸린 걸까
마디마다 굽이굽이 그리움처럼 아스라하고
옆은 바람, 낯선
왼쪽 오른쪽 뺨이 아직 시린데
앞은 절벽입니다
가든 길이 끊겼다네요
그래도
해는 지고 날은 저물어
골짜기에는 어둠이 무저갱 인양 깔리는데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세상을 먹겠다고 신이 나서 펄펄 뜁니다
반딧불처럼 반짝입니다
손 내밀어
잡아 보아도 잡히지 않고
마음 열어 담아 보려 해도 담기지 않으니
이제는 이 짐 다 내려놓으렵니다
더 늦기 전에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2021년을 가볍게 넘기는 은혜를 입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