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호수 위에
햇빛이 쏟아진다
물결마다 물비늘이 반짝반짝
삶이 다이아몬드다
호숫가 미루나무도
년 내내 물이 넉넉하니
종일 놀고먹어도 그 생활이
에덴동산이다
그게 부러운지
새 한 마리 수면 위에서 스윙하다
갑자기 수직으로 내리 꽂혀
제 부리보다 큰 물고기를 물고 허공으로 오르다가
그만 놓쳐버렸다
그것이 전부인데
죄를 보았다
물고기들 서로 의심하고 경계한다
세상이 시기, 질투, 원망, 사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 물고기 호수 밖으로 떨어져 죽지는 않았으니
아직 인류에게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