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입구 / 성백군
9월이라고, 벌써
아침저녁으로는 살갗이 선득거립니다
바람도 없는데, 지조 없는 기후입니다
가을,
당신도 변해도 괜찮습니다
인생으로 말하면
후반부 내리막길이니, 쉬엄쉬엄
두리번거리며 가도 됩니다
텃밭 잡초들에게 안부도 물어보고
동네 초입 이름 모를 정자나무에게 손 내밀어 아는 체하고
나 같은 늙은이 계절병에 걸리지 않게끔
마음도 짚어봐요
그러다 보면
변절이 배신이 아니라 배려가 된다고
하산길 여기저기가
가을 입구 햇볕 좋은 정오의 등처럼
따뜻합니다
1317 – 0914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