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2
어제:
36
전체:
1,293,690

이달의 작가
2004.05.05 04:27

내 추억의 집은

조회 수 7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추억의 집은/吳蓮姬

내 추억의 집은
문을 열고 내다보지 않아도
비가 오는걸 알 수 있었다

안방 얼룩진 천장 벽지가
툭 터지면서
찌그러진 양은 세숫대야 위로
후두둑
비가 쏟아졌다

빗물 튀지 말라고
헌 치마 뭉쳐서 대야 안에 넣었다

치마가 푹 불가졌을 때 쯤
비가 그쳤던가
거짓말처럼 햇님이 뻥긋했던가

빗물에 치마 조물조물 헹궈
빨랫줄에 널었더니
가죽자반 널어놓은 거랑 몽땅
도둑이 쓸어가 버렸다



시작노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나보다.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외할머니댁에 놀러가곤했다.
이웃에 사시는 외할머니의 친구이신 그 할머니는 아픈몸으로
논에 나가서 일하시다가 독사에게 물려 다리가 뱀 색깔로
퉁퉁 불어 있었다. 아파도 쉴수도 없는 가난을 보았다.
난 그친구 할머니의 손녀딸과 친구가 되어 그 집에서
자곤했다. 그아이의 이름은 잊었지만 함께했던 그시절이,
가난조차도 그리움으로 남은 추억속의 그 집을 그려보았다


'심상' 2003년 2월호  

?

  1. 추석단상

  2. 풍경

  3. 블랙 엥그스

  4.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5. 한해를 보내며

  6. [이 아침에] 찢어진 청바지에 슬리퍼 신은 목사

  7. 내 추억의 집은

  8. 러브 담은 입술

  9. 아버지의 자전거

  10. 한지붕 두가족

  11. 그런 날은

  12. 휘둘리다

  13. 김치맛

  14. 그랜드 케뇬

  15. Help Me

  16. 낮잠

  17. 개에 대하여

  18. 광주에 가다

  19. 따땃한 방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