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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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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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