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79
어제:
223
전체:
5,029,096

이달의 작가
2008.05.07 14:16

치병(治病)

조회 수 471 추천 수 6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치병(治病)



                                           이 월란





주치의는 애써 병명을 말해 주지 않았다
고질병이거나 혹독한 치병과정이 있는게 분명했다
다만 통증이 오면 맞으라고 마취제를 주었다
지난 폭염(暴炎) 흐무러지게 살 올랐던 여름꽃잎 하나가
그 때 보았던 책 속에 들어있다
오늘 아침엔 바싹 야위어 탈색된 그 꽃판을
바스라뜨려 쓰레기통에 뿌렸다
보란 듯이 피어 있는 꽃을 따다 박제해 버리는 것이
사랑인지도 몰랐다
이미 죽어 있는 꽃잎을 책 속에 갖다 박아 놓는 것이
이별인지도 몰랐다
어제 맞은 것이 마지막 마취제였다
나의 중추신경은 이제 막 짚불처럼 잦아든
생명의 기능을 되찾고 있다
해는 중천에 떠 있는데
블라인드를 내리고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        
                                      
                                         2007-01-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 영시 The History of Evening 1 이월란 2016.08.16 169
30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2012
29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1
2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6
27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05
26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25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5
24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4
23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2
22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2
21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5
20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19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18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9
17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5
16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15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14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74
13 접속 이월란 2021.08.16 68
12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89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