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4
어제:
29
전체:
1,293,741

이달의 작가
2006.12.13 08:04

엎치락 뒷치락

조회 수 69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엎치락 뒷치락/오연희

학교 운동장 링 위
으르릉거리는 표범처럼 맞붙은 레슬링선수
독이 바짝 오른 짐승의 단말마가 터져 나왔다
“저거 다아 쇼야” 누군가 수군거렸다
피 터지는 쇼를 보여주고 얻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를 싹둑 자르는
선수들의 괴성과 관중의 환호성
꼭 보고 싶은 장면 어디쯤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꼭꼭 감을수록
비명소리는 더 크고 장면은 더 끔찍했다

하늘까지 침이 튈 것 같은
엎치락 사람들의 쾌재
“이런 게임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거야”
뒷치락 사람들의 어설픈 게임규칙
카타르시스의 절정, 그 쓸쓸한 흥분

싸움터는 더 넓어지고
승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화려한 망또나
패자의 피값이 없어도
무대는 붐빈다
쇼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한 인생 무대
눈을 멀근히 뜨고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제는 선수가 되고
오늘은 관중이 되어
엎치락 뒷치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 수필 [이 아침에]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창고' 11/12 오연희 2013.12.08 651
128 수필 [열린 광장] 엄마 곁에서 보낸 짧은 나날들 11/22 오연희 2013.12.08 379
127 수필 [이 아침에] 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12/7/2013) 오연희 2013.12.08 516
126 국화차를 마시며 오연희 2013.12.08 603
125 수필 [이 아침에] 한복 입고 교회가는 날 (12/21/13) 오연희 2014.01.23 769
124 수필 [이 아침에] 네 자매가 함께 떠나는 여행 (1/22/2014) 오연희 2014.01.23 550
123 안단 오연희 2014.02.13 362
122 수필 [이 아침에] 나이 들어 더 아름다운 사람 (2/5/14) 오연희 2014.02.13 534
121 그래도 그 말 밖에 오연희 2014.02.14 710
120 수필 [이 아침에] '길치 인생'을 위한 우회로(2/19/14) 오연희 2014.03.07 456
119 수필 [이 아침에] 좋은 머리 좋은 곳에 쓰기(3/6/14) 오연희 2014.03.07 611
118 수필 [이 아침에] 낯익은 직원이 많은 업소 3/21/14 오연희 2014.04.09 390
117 수필 [이 아침에] 애리조나 더위, 런던 비, LA 지진 4/7/14 오연희 2014.04.09 479
116 수필 [이 아침에] "거라지 세일, 장난이 아니네요" 4/22/14 오연희 2014.04.28 321
115 그림1 - 모녀 오연희 2014.04.28 303
114 수필 [이 아침에]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5/8/2014 1 오연희 2014.05.08 415
113 수필 [이 아침에] 값이 싼 티켓은 이유가 있다. 5/20/14 1 오연희 2014.05.22 524
112 그림2 - 입맛 1 오연희 2014.05.22 406
111 수필 [이 아침에]사람 목숨 훔친 도둑들은 어디 있을까 6/4/14 오연희 2014.06.20 480
110 수필 [이 아침에] 산책길에서 만난 꽃과 사람 6/20/14 1 오연희 2014.06.20 499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