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신재시인의 모든시를 영역한 것이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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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굵직하게 된 시는 영역한후 유튜브에 비디오로 올려졌습니다.

푸른 밤

차신재 2015.07.07 11:40 조회 수 : 200

푸른 밤

                       차신재

 

깊은 물 속에 갇혀 본 적 있는가

그 죽음 같은 공포와 절망의 끝자락에서

우주가 보내는 소리를 들어 본 적 있는가

밀밭을 흔들던 한 여름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여름밤 강언덕에서 불러주던 노랫소리 같기도 하고

아니 어쩌면

신이 인간을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한

그 낮고 서늘한 소리에

아득히 죽어 본 적 있는가

 

아무도 모르리라

후회의 탄식 소리를 들으며

체념처럼 떨어져 뒹구는 꽃잎의 

그 가슴 시린 절망을,

아무도 모르리라

푸른 달이 쓸고 지나가는 여름밤을 걸으며

이 뜨거운 계절이 처음인 것도 같고 

마지막인 것도 같아서

이 불같은 시간들이 얼마나 춥고 서러운지를

 

아,

가을이 오기도 전에 코스모스가 지고있다

그러나 

정지된 시간 속에서도

내 꿈의 영토는 경계가 없다

사랑의 힘을 주고 받는 연인들 사이에서

적선하듯 던져준 부스러기였어도

내 사랑은 맑은 기쁨이었다

나는 죄없는 푸른 목숨이고 싶다

나는 죄 없는 푸른 밤의 푸른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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