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51
어제:
29
전체:
1,293,748

이달의 작가
2007.04.25 09:16

노오 프라브럼

조회 수 114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오 프라브럼/오연희

짐 잘 챙겨가라는
3개국의 언어가 한 빛깔인 듯 기내를 돌아 나온 후
센젠 공항에 내렸다
가슴에 가득찬 말이 언어의 빛으로 전해지지 않는
첫 만남
이 메일로 주고받던 영어는 어디로 가고
미국에서 건너온 한국영어와
중국사는 중국영어가 제 갈 길을 찾느라 어리둥절하다

차를 내놓는 그의 손이 넙적한 파초잎 같다
뜨거운 물에 오그라질 것 같은 너무도 얇은 플라스틱 컵
그 안에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이파리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고단한 영어가 컵 안에서
-흐이유- 몸을 푼다

말을 하다가 막히면 모두 “노오 프라브럼” 하고 얼버무리는 그
노오 프라브럼
캐롤 레스토랑 오케이? 해서 따라갔더니 ‘서울각’이다
캐롤이 코리아의 중국 발음인 것을 몰랐어도
노오 프라브럼

환한 빛 속에서도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란 얼마나 힘드는 일인가
자신을 온통 풀어내도 우러나지 않는 차의 향처럼
결국은 어긋나버리는 마음들

‘노오 프라브럼’으로 견딜 수 있는
‘프라브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어쩌다 반짝이는 빛 아래서 서로를 보는 것이니
‘노오 프라브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9 수필 "결혼 생활, 그거 쉽지 않지" 오연희 2015.07.06 292
408 "나는 기쁘다" 오연희 2003.06.22 1082
407 수필 "내가 뭐랬냐?" 오연희 2003.06.29 908
406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에 대하여 1 오연희 2008.03.03 1464
405 수필 "정말 충분했어" 오연희 2003.07.12 833
404 수필 '드롭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 오연희 2015.07.06 175
403 수필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오연희 2018.09.26 191
402 시작노트 '어머니' 그 무게감 1 오연희 2006.05.04 1126
401 수필 '우두커니'를 거부하는 사람들 4 오연희 2017.11.30 185
400 수필 '우리'의 정서 오연희 2007.08.07 1697
399 수필 '조심조심, 미리미리' 오연희 2017.08.02 142
398 수필 '카톡 뒷북녀'의 카톡 유감 4 오연희 2017.03.14 237
397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오연희 2006.08.09 908
396 2023 한국일보창간 축시 file 오연희 2023.07.17 75
395 5월의 이별 오연희 2006.06.14 788
394 8월 오연희 2012.08.12 781
393 수필 94세 시어머니 1 오연희 2006.05.09 1308
392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48
391 K시인 이야기 오연희 2005.01.19 702
390 YMCA 1 오연희 2007.08.03 132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