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6 20:30
마지막 생일처럼 - 이만구(李滿九)
첫눈 내리던 계절에 태어난 것을
나는 추억 어린 생일이라 감사하고 산다
이제 어머니는 가시고 없지만
내 곁에 아직도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어
햇참기름으로 볶아 끓인
생일 미역국으로 함께 식사한다
나는 아내가 차려 준 미역국에다
정유년, 초겨울 저녁 열 시에
날 나아주신 분 먼저 잡수시라 기도한다
산뜻한 생일날의 가벼운 발걸음
아침 해와 하현달이 떠가는
하늘 속의 음력 생일을 헤아리며 걷는다
앞서 가는 저 낙엽 뒹구는 가을날이
지금의 내 생일인 것은
아무런 기약도 없이
혼자 철새처럼 떠나와 타국에서
살아온 우연히 정해진 운명 때문일 거다
생일도 언젠가는 사라져 가는 것
한해 한해 마지막 생일처럼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는 날이어야겠다
그러기에, 한평생 기억될 날로
감사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야 할 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침묵 앞에서 [1] | Noeul | 2018.01.03 | 549 |
80 | 봄이 오는 길목에서 | Noeul | 2017.12.22 | 484 |
79 | 도시의 야자수 | Noeul | 2024.05.11 | 410 |
78 | 겨울 멜로디 | Noeul | 2019.12.28 | 400 |
77 | 도시의 겨울비 [1] | Noeul | 2020.05.13 | 364 |
76 | 걷다 오는 행길 [1] | Noeul | 2021.05.01 | 332 |
75 | 오레곤에 와서 [1] | Noeul | 2022.11.01 | 290 |
74 | 국화꽃 한 송이 | Noeul | 2024.02.08 | 267 |
73 | 노을 시선 80편 | Noeul | 2024.05.14 | 258 |
72 | 여창의 달빛 아래 | Noeul | 2024.02.04 | 229 |
71 | 가을에 핀 배꽃 | Noeul | 2023.01.14 | 211 |
70 | 길 위의 자유인 | Noeul | 2024.02.05 | 210 |
69 | 유월의 소나무길 | Noeul | 2023.06.24 | 190 |
68 | 거울 속의 아버지 | Noeul | 2023.11.06 | 152 |
67 | 국제전화 | Noeul | 2023.09.21 | 148 |
66 | 자카란다꽃 | Noeul | 2023.07.11 | 143 |
65 | 몽고반점 | Noeul | 2024.02.08 | 141 |
64 | 망향 | Noeul | 2023.11.24 | 140 |
63 | 윤사월 붉은 봄꽃이 | Noeul | 2024.04.03 | 138 |
62 | 외로운 별빛 | Noeul | 2024.02.08 | 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