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0 12:36
독방 - 이만구(李滿九)
조용히 눈 감으면,
밤하늘 속 우주보다 더 깜깜한
차단된 독방, 살아온 날들과
정지한 듯한 혼자의 시간과 어둠을 마주한다
잃어버린 옛 기억 속에서
참다운 내 모습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아직 살아 숨 쉰다는 것
그 이상 무얼 더 구하려는 걸까
마음속 저편
촉촉이 비 오는 대지의 뜰안에
새들은 분주히 깃을 털고 날아들건만
집요한 상념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려있다
비에 젖어 퍼덕이는
처연한 그림자
지난 삶이 단지 헛된 것만 아니었지
그 후, 새가 되어 날아갈 수 있는 걸 알기까지
결코 우연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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