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가 따로 있나요/강민경
산길에서 쉼터 찾는데
먼저 온 사람이 있다
모르는 사이지만 ‘안녕하세요’ 하고
수인사를 트며
지친 다리 투정에 아무 데나 털썩 주저앉는데
왜 하필이면 진흙 옆자리냐고 그새 정이 들었는지
먼저 온 그 사람
다가앉으라며 옆자리를 내어준다
쉼터가 따로 있나요
어디든, 내가 쉬면 그곳이 쉼터고
쉬다가 못 일어나면, 거기가 무덤이지요 만
나 오늘 운 좋아
그쪽 같은 좋은 사람 만나 나를 반겨주니
그쪽이 나의 부활이요
우리가 좋은 관계를 지속하면
여기가 천국이요 하며 너스레를 떠는데
그 사람” 왈
“그렇군요, 쉼터가 따로 없군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