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面壁) / 성백군
면벽, 몇 년째지?
여당과 야당, 달마는
면벽 9년 만에 도를 깨우쳤다는데
바라보는 벽이
원 웨이, 거울이었으니
아무리 보아도 제 모습밖에 더 보였겠어
보면 볼수록 제 모습에 반하는 나르시시즘(narcissism)
이제 좀
유리창을 면벽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자기 모습은 볼 수 없고 상대방 모습만 보이는,
다행히 국민의 당도 생겼으니
이 당이 새누리당과 더 민주당 사이에서 소통이 잘 되는
유리창 역할을 했으면 좋으련만
하기야
옛 선승들은
면벽을 해도 눈은 감았다더군
그래야 도통하는가 봐
자기가 안 보여야 남이 보이고 자기도 보이나 봐
그래도 난 면벽 안 할래
지금 내 형편에 도통까지 하게 되면
안 그래도 가난한 서민 살림살이 아마,
내 식구는 굶주려 죽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