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불기둥 / 성백군
초저녁
알라와이 운하에 뛰어든 가로등 불빛
물이 출렁일수록
불기둥은 일렁거리며 활활 타오른다
저건 춤
갈등과 대립을 풀어내는
살풀이춤이다
저 둘은 천적이지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안 것일까
공격과 방어하며 경쟁하는 모습이
죽기 살기로 싸우기만 하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밤 깊어 갈수록
불길은 거세지만
물 한 방울 태우지 않고 어둠을 걷어내며
내 찌든 마음만 태운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저 둘의 세상은
점점 아름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