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감정 / 성백군
가뭄, 장마, 홍수,
거기다 폭염까지 더하니
7월의 감정은 뿔이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뿔이 주룩주룩 들이받는다
마른 땅이 파이고, 초록 잎들이 요동을 치고,
임시 건물 양철지붕은 쿵쾅쿵쾅
음악이다
시원하게 터지는 울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뿔도 자라면
순록에게처럼 짐이 되는 법
짜증 난다고 집안에만 있지 말고 소나기처럼
신록도 즐기고 파도에도
묻혀 볼 일
뿔은 성 난 감정이지만
그 감정도 때와 장소에 따라
그늘도 되고 물거품도 된다며
산골짜기며 해수욕장이 뿔 치대는 사람들로 빽빽하다
오랜만에
휴가 나온 내 뿔도
몽돌처럼 무디어 순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