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사랑 (2)/강민경
집에서 바다까지 지척인데
무슨 일이 그리 바쁜지
서너 달 만에 바다에 나오니
기다린 듯 득달같이 달려온
바다가
스르르 내 발을 감싸고 돈다
처음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반가웠는가
아무리 보고 싶었더라도
우리 그이가 옆에 있는데
무례하다며 급히 발을 빼내는데
이 숙맥 미안해하며
사르르 마른 내 발등을 적시다
화들짝 돌아간다
저러다 사고 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내 마음이 전해진 걸까
마주 오는 동료 등에 몸을 포개고
뒤뚱거리며 돌아가던 파도
할 말이 생각난 듯
소리소리 지르며 되돌아오는
어느새
헉헉대는 숨소리
잽싸게 내 발목을 감싸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