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 / 성백군
개구리 두 마리
얼음 설킨 개울, 이끼 낀 너럭바위 위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다
“개골”
하고 반가워 아는 체하는데도
눈만 말똥말똥
기억상실증인가 치매에 걸린 걸까, 대답이 없더니
폴짝, 뛰어내린다
참, 다행이다 싶다
저 미물이 겨울잠 자는 동안
혹한이 제 곁을 지나간 줄 알았더라면
지금처럼 저렇게 태평할 수 있을까
곧 파문은 잠잠해 지고
물속이 편안해지면
세상 사는 데는 몰라서 좋은 것도 있다며
올챙이들 오글오글
개구리들 개골개골 제 철 만나 새끼 키운다고
봄이 야단법석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