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나비/강민경
애벌레의 긴 시간을
어찌 참았을까
겨우내 기다리던 새봄 맞아
공들인 날개로 아기 걸음마 배우듯
갸웃갸웃
불안한 나비 두 마리
갓 피어나는 꽃 주위를 서성거린다
금세 팔랑팔랑
참 빠르기도 하여라
쫓고 쫓는 희롱
봄볕 등에 업고 분주한
너를 여기서 만나다니
아기 적부터 시작된 내 유년의 꿈이
거기 있는 것 같다
내 이미 육신은 고희가 되었지만
마음은 삶의 속도가 아니란다
시와 때를 맞출 줄 알아야 제 몫을 한다며
봄볕 폭발하는 산야를 껴안고 춤추는
두 마리 나비의 황홀한 사랑의 꿈 춤사위에 취하여
봄꽃들 다투어 꽃잎 벌리는 것처럼
나도 사랑의 눈 한 번 더 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