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강민경 *
세상이, 세상을 잃어버리는 일은
당연히 여기다가도 사람이 사람을 잃으면
사방팔방으로 분 초를 다퉈 찾아 헤맵니다
세월이, 세월을 잡지 못하는 일은
당연해하면서도 세월의 흔적으로 돋운
검버섯이나 주름살은 어떻게든 지우려고
있는 돈 없는 돈 물 쓰듯 쓰며
살 쓰린 진땀을 흘립니다.
너와 나에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
세상 만물에도 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어야 하는데
나만 최고여야 하는
일등만을 지향해야 하는 시대의
어제, 오늘의 삶 속에는
내 뜻이 아닌 것까지 끌어안고
버거움과 안타까움을 견뎌야만 하는 구차함이 있습니다
이런
상실의 시대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세상을 위하여, 나를 위하여
인내와 사랑과 희생을 즐거워하는
아름다운 용기가 필요합니다
매일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나를 길러주신
부모님의 한결같은 기상과 포근한 품속을
본받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