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짧지 않기를/강민경
맥다놀드* 바깥
야외식탁에 무리 지어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사이사이를
회색 머리 새 몇 마리
종종걸음으로 먹이 찾아, 겁 없다
날개를 믿어서일까
새 머리가 아둔해서 그럴까
쉽게 먹이를 얻다 보니 습관이 되어
사람 무서운 줄도 모르고 한껏 개을러진 삶
까짓것, 새는 새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요즘 우리의 아이들이 걱정이다
제 자식은 저런 새 같은 아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는 몇이나 될까
그저 많이 주는 것만이 상책이 아닌 것을
저리 가라고
발길질해도 폴짝 뛰며
눈을 맞춘다
저 귀여운 것을 모질게 대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생각이 짧지 않기를 바란다
*빵을 파는 식당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