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의 보은/강민경
드디어 저를 보듬어 주시네요
기약도 없는 해바라기 세월
시린 동고동락의 36년은 절대 짧지 않았는데
그 시름 참아낸 오늘이 내게 감개무량입니다
언젠가는 알아주실 거라는 믿음 하나로
7, 8월 땡볕 열기에 목마름을
먼 바람 속 비 냄새만으로 버티려니
앙상한 뼈만으로 버틴 내 자존심이
오늘 나에게 보배로운 영화입니다
버리지 않고 고단한 이삿짐 속에 챙겨주신
은혜로 생명을 보존한 이 몸
사랑하는 임께 바치오니 행여 미안하다 마시고
내 몸속 진액으로 햇볕에 그을린
당신 얼굴을 가꾸소서
불에 데어 확확할 때,
김치 담근 손이 아릴 때, 언제라도
찾으시면, 득달같이 달려오겠나이다
같은 하늘을 우러러 살면서
알게 모르게 그리워한
내 일편단심에 고진감래랄까요
견우와 직녀의 만남 같은 오늘,
이 순간이
영원할 우리 사랑에 내일이 있습니다